
여느 때처럼 상담을 받으면서 전화가 안 되는 대리점을 같이 일하시는 분들이랑 뒷담화 까면서 있던 차에 전화를 받았습니다.
평소대로라면 크게 패턴이 3가지죠.
'택배 보내려고 하는데요.', '안녕하십니까? XX몰입니다.', '물건 추적하려는데 송장 번호가…'
이번에도 전화 걸기 전에 ARS 분류로 뜨는 '불편 및 사고처리 문의'를 보면서 '아 ㅅㅂ 또 어디야?'를 속으로 생각하면서 받았지요.
어… 받고 보니까 무슨 청각장애인 중계서비스 아무개 씨라고 하시네요.
그 분 말씀을 들어보니 고객님이 청각장애인이신데 물품이 어디있는지 모르겠다고 전화를 하셨다고 하더군요.
뭐, 건 자체는 별 것 없었습니다.
'고객님이 전화를 안 받으셔서 배송을 못 하고 있었다.' 라는 것이었죠.
사실 송장에 연락은 문자로 달라는 메모가 있었습니다만, 기사님이 미처 못봤다고 하더군요.
그 건을 마무리하고 새삼 장애인들의 불편함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생각해보면, 택배라는 것이 장애인들(특히 시·청각 장애인)에게는 참 불편한 구조입니다.
아무 탈 없이 정상적으로 배송이 되면야 문제가 없겠지만, 사람 사는데 늘상 문제가 없을 리도 없지 않습니까?
배송에 문제가 생기면 배송 추적을 해야 하는데, 대표적으로 시각 장애인 분들은 단독으로 인터넷상에 나오는 배송 추적을 볼 수가 없고(현재 모든 택배서비스의 배송조회 사이트에서는 따로 시각장애인용 페이지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청각 장애인분들은 배송 추적을 봐도 애매하면 고객센터에 물어봐야 하는데 수단은 전화.
물론 다른 사람의 도움을 통해 이런 불편함을 해소할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장애인 분들에게는 불편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현장의 택배 서비스를 장애인분들의 사정에 맞춰서 하는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고요.(택배 기사님들은 하루에 평균 120건 이상의 물량을 배송하고 있으며 이동 시간과 식사 시간, 고객님과의 간단한 연락을 취하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운이 좋지 않은 이상 지금 체제에서도 밤 늦게까지 하셔야 합니다.)
따라서, 위 사례와 같이 중계서비스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간단한 택배조차도 보낼 수 없는 상황이죠.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 해결하기 위해서는 운송 업체들의 고객지원 서비스 차원에서 개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현장을 개선하는 건 좀 어렵습니다.)
예를 들자면, 장애인들 전용으로 실시간 문자 상담이나 택배 신청이나 주문시에 옵션 기재 사항을 통한 서비스 차별화(이 옵션이 기재된 송장으로 들어온 상담에 대한 우선적 상담이라든가) 등을 두어 차후 문제시에 이 옵션을 적용한 상담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조하는 것이죠.
이를 통해 장애인들이 단독으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어렵죠.
기업 입장에서 솔직히 그런 시스템 구축하는 게 별 건 아닌데(그렇다고 이걸 구축하는 분들의 노고를 무시하는 건 아닙니다. 기업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이야기죠.) 돈이 안 드는 것도 아니고, 작업도 엄청 번거로울 겁니다.
그래서.
'그러니까 있는 것이 그런 도우미 서비스가 아니냐?'
라고 하시면야 할 말은 없지만, 적어도 개선할 수 있는 부분에서 개선할 수 있다면 그건 좋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진짜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도우미 서비스를 써야겠습니다만, 정말 자잘한 것이나 환경만 조성되면 혼자할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도움을 받는다면 장애인분들도 그리 유쾌한 기분은 아닐 겁니다. 장애인분들은 자신들을 '장애인'으로 보는 걸 가장 싫어한다고도 하니까요.
서비스 업종은 모든 고객들에게 친절하고 최대한 불편함 없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택배업도 일종의 서비스 업종인 만큼 이런 점을 신경 쓰면 어떨까? 하는 소소한 생각을 이 색다른 경험에서 기인하여 해봤습니다.
좋은 게 좋은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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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하지만 정작... 말할수는 없는..말단 상담원이라니 ㅠㅠ
손해를 감소하고서도 저러한 서비스는 해야된다는 생각이 드네요... ㅇㅅㅇㄱ